[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요즘은 호흡기 증상을 보이면 모두가 긴장하게 된다. 혹여라도 기침하면 주변의 시선을 받아야 하고, 심하면 학교나 공공 기관의 출입을 금지당하기도 한다. 실제로 최근에 비염으로 치료 중인 환자에게 ‘몸의 컨디션이나 외부의 환경에 따라 콧물, 코막힘, 기침을 할 수 있다는 소견서와 예전부터 이런 증상을 치료해 왔다는 진료확인서’를 종종 발급하였다.
감기나 비염에 걸리면 콧물, 코막힘, 호흡의 효율 저하로 고생하는 것만으로도 힘들다. 그런데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기 때문에 애로사항이 하나 더 있다. 곧 콧물 자체도 생활이 불편한데 주변에서 싫은 기색이 역력하면 참으로 곤란한 것이다. 민폐를 끼치진 싫지만, 생리적인 현상인데 여기에 더하여 지속해서 큼큼거리고, 가래를 떨치기 위하여 캑캑하면 주변의 시선이 참으로 오묘해진다. 내성적인 아이나 나름 체면을 지켜야 하는 위치에 있는 경우 참으로 난감한 것이다.
호흡기 점막을 위한 ‘점액’이 나를 힘들게 해
우리 몸의 코에서 허파꽈리(폐포)까지 연결되는 호흡기 점막은 들이마신 공기를 가온ㆍ가습ㆍ면역ㆍ정화의 기능을 원활하게 하려고 점액이라는 매개체를 활용한다. 이러한 점액을 살짝 점막에 코팅할 정도로 적은 양이 분비된다. 점액은 호흡에 대한 보조역할을 충실히 하다가 섬모 운동을 통해 위장으로 흘러가면서 제거되는 순환의 사이클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적당량이 분비되면 우리가 이 점액을 인지하지 못한 채로 소리소문없이 본래 역할을 충실하게 하지만, 이러한 점액 분비량이 내부적 외부적 요인으로 과잉되거나 부족해지면 우리는 점액을 인지하게 되면서 여러 가지 이름을 붙이게 된다. 코에서는 콧물, 코딱지란 이름이 되고, 부비동에서 흘러나오는 점액은 후비루란 이름으로, 목과 기관지에서 생성되는 점액은 가래라는 이름을 얻게 된다.
여기에서 가장 모호하게 형성되는 가래가 목에서 생기는 가래다. 곧 호흡기 통로에서는 아데노이드(코의 깊숙한 안쪽에 있는 편도샘)에서 성대까지, 소화기 통로에서는 목젖에서 연구개(입천장 뒤쪽의 연한 부분)까지의 과정 중에 형성되는 과잉된 점막이 문제가 된다. 이곳에서 생기는 과잉된 점막의 가래는 목에 달라붙은 느낌으로 잘 떨어지지 않는다. 곧 목에 뭔가는 붙어있는데 코를 풀어도, 입으로 흡입하면서 뱉어내도, 기침해도 배출되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여기에 가래가 생성되면 계속 신경이 쓰이고 긴장이 되며 이를 해소하기 위하여 큼큼, 음음, 캑캑의 소리와 헛기침을 하는데 때로는 의식적으로, 때로는 무의식적으로 표출하는 것이다. 한방에서는 이러한 목의 이물감은 '매핵기'라고 부르며, 목이 메는 듯 칼칼하고 덩어리진 담이 뱉어도 나오지 않고 삼켜도 내려가지 않는 증상을 지칭한다.
가장 큰 요인은 코와 부비동(콧구멍과 연결되어 얼굴 뼈 안에 있는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호흡 중의 공기가 가온 가습이 안 되면서 이루어지며, 다음은 소화기 점막의 부담이나 기능 저하에서 이루어지고, 점막의 운동성을 저하하는 상황의 긴장, 스트레스, 고민, 부담 등의 상황에서 많이 발생한다. 이러한 매핵기 증상이 심해지면 단순히 목 답답함을 넘어 가슴이 답답하고 헛기침, 목통증이 발생하며 목이 칼칼하고 가슴과 얼굴이 화끈거릴 수 있고, 심하면 호흡이 불편하고 불안, 불면이 동반되기도 한다.
호흡기 통로로서 목에서 생기는 가래
가장 일반적인 발생 기전은 코가 가온 가습을 못 하여 목구멍에 건조하고 차가운 공기가 유입되었을 때 드러난다. 대표적으로 비염이나 축농증 질환을 앓을 때 드러나며 비염이 아니더라도 코에서 가온 가습이 원활하지 않으면 드러난다. 곧 코와 부비동의 역할은 그 첫 번째 사명이 흡입하는 공기를 따뜻하게 하고 습하게 하여 아데노이드에 도달할 때 따뜻하고 촉촉한 상태가 되어 아데노이드와 편도에서 충실한 면역과정을 거치게 해야 한다.
그런데 코에서 가온(加溫), 가습(加濕)이 미진하면 아데노이드와 목에서 면역과정마저 미진하거니와 본래 역할이 아닌 가온 가습에 힘써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곧 건조함을 메꾸려 점액 분비가 많아지면서 목에 가래가 발생하고, 차가움을 메우려 혈액이 몰리면서 목이 붓는 것이다. 이렇게 목 자체에서 생긴 가래는 목에 붙어있는 느낌으로 잘 떨어지지 않고 답답함, 거스름을 남긴다.
소화기 점막으로서 목에서 이루어지는 점액 분비의 불균형
목은 우리 몸에서 호흡기 통로와 소화기 통로가 교차하는 지점이다. 어떤 의미에서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다른 동물도 조금 가지고 있음)인데 이는 소리를 내기 위함이다. 그러므로 소리라는 특권을 얻기 위하여 복잡한 구조 속에 기능적인 불안함을 희생하였다 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소화기 점막으로서 목의 부담이 존재하는데 대표적인 질환이 역류성 식도염에 의한 목의 손상이다. 또한, 배고픔이나 허기짐이 극심할 때 점막 기능이 떨어진다. 곧 이러한 상황이 되어 점막 기능의 항진이나 저하가 이루어지면 정상적인 혈액순환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점액 분비가 과잉되어 가래가 생기거나 점액 분비가 적어서 목마름 증상이 드러나는 것이다. 특히 배고픔이 지속하거나 혈당 조절이 잘 안 되어 당이 떨어질 때 이러한 현상은 좀 더 빈번하게 나타난다.
심리적 요인으로 드러나는 점막의 운동성 저하와 점액 이상 상태
우리 몸의 근육을 크게 점막근육과 운동근육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일반적인 운동 근육은 흥분 자극, 적당한 긴장과 촉발로서 운동성이 활발해지지만 반대로 점막 근육은 이완, 여유, 편안함, 즐거움에 따라 활발해진다. 그러므로 점막의 근육이 긴장, 부담, 과도한 자극(스트레스)를 받으면 운동성이 뚝 떨어지고 점막 순환이 느려지면서 점액 분비의 균형이 흐트러진다. 그러다 보니 긴장의 정도가 심하면 호흡기에서는 목소리를 못 내거나 떨린 목소리가 나오고, 소화기에서는 소화불량이나 체기가 발생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목에 불편을 호소하면서 큼큼 소리를 내는 사람이 긴장하면 더 빈번하게 소리를 내서 이를 틱이라고 오인하기도 한다.
실제 음성 틱도 있다
자주 반복해서 근육이 마음대로 되지 않아 자기도 모르게 움직여지는 현상을 ‘틱(tic)’이라고 한다. 흔히 심리적으로 불안하거나 스트레스 때문으로 알려져 있으며 눈, 얼굴, 목, 어깨 등을 움찔거리는 ‘운동 틱’과 큭큭, 흥흥, 퇘퇘, 푸푸, 으으윽 등 소리를 내어 마치 마른기침을 하는 것과 같은 ‘음성 틱’으로 구분한다. 일반적으로 틱으로 여겨지는 증상에서 대부분은 드러나는 양상이 자기도 모르게 일어난다고는 하더라도 대부분은 긴장을 해소하기 위해 드러나는 것이다. 몸의 입장에서 보면 적극적인 생리 활동이므로 정도가 심하지 않으면 지켜보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필요하다.
음성 틱(tic)에서 가장 심한 양상을 보이는 것은 뚜렛증후군이다. 그러다 보니 목에서 거슬리는 소리와 현상을 보이면 틱(tic) 증상을 의심하게 된다. 목에서 이루어지는 호흡기나 소화기 점막의 긴장을 해소하기 위하여 이루어지는 능동적인 행위와는 구분이 필요하다. 구분이 모호할 때가 많은데 뚜렛증후군은 목에서 자기도 모르게, 호흡과 무관하게 일어날 때가 있으므로 이를 구분의 포인트로 삼으면 무난하다. 곧 목에 가래가 있어 이를 배출하려는 노력의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소리와 행동은 숨을 방출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지며 뚜렛증후군과 같은 틱(tic) 증상은 숨을 흡입하는 과정에서도 소리가 나는 듯한 현상을 보인다.
그러므로 음성 틱과 마른기침을 적절히 구분하여 과잉 염려를 피하는 것이 필요하다. 음성 틱과 비염의 마른기침은 소리로는 구별하기 어려우므로 빈도와 지속성을 기준으로 세심하게 관찰해야 한다.
원인을 알면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이와같이 목에서 가래가 생성되고 큼큼 소리가 나더라도 여러 가지 요인이 있다. 따라서 나는 어떠한 경로로 가래가 발생하였는지를 살피고 이에 대한 적절한 대책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점막의 순환을 이야기한다고 하더라도 목이 호흡기 점막의 요인으로 가래가 발생하였는지 소화기 점막으로 가래가 발생하였는지 등의 구분이 필요하다.
호흡기 점막 상태로 판정되었다 해도 외부요인이 문제가 되어 코와 목에 부담을 주었는지 내부적인 문제로 호흡기 통로가 기능이 힘든지 하는 것과 같은 구분이 필요하고, 소화기 점막은 더더욱 복잡한 양상을 보이는데 실제 역류성 식도염이 있는지 하는 구분에서부터 소화기 장부 어디에서 문제가 발생하였는지 과식을 했거나 너무 영양이 결핍되었는지 와 같은 구분이 필요하다.
따라서 목에 낀 가래 때문에 만성적인 불편함을 호소한다면 자신의 상태와 어떤 순간에 증상이 일어나는지를 살피고 한의사와 상담하여 이를 개선하기 위해 꾸준한 노력을 해야 한다.
August 23, 2020 at 09:17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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큼큼 마른기침으로 생활의 애로를 느낄 때 - 우리문화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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