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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September 11, 2020

[아시아나 딜 무산]경영진 물갈이 후 '마른수건' 짜고 또 짠다 - 뉴스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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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매각이 공식 불발됐다. 그래픽=박혜수 기자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과 KDB산업은행이 인수 주체이던 HDC현대산업개발에 아시아나항공 매각 최종 결렬을 선언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당분간 채권단 관리 체제 아래 재매각을 위한 가혹한 구조조정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금호산업은 이날 오후 HDC현산에 지난해 12월 체결한 아시아나항공 매각 주식매매계약(SPA)을 해지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산은은 1조원 인수 가격 인하를 제안했지만, HDC현산은 ‘12주 재실사’ 입장을 고수하며 이를 거절했다. 인수 의지가 없다고 판단한 금호산업과 채권단은 결국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산은 등 채권단은 기간산업안정기금으로 즉시 2조4000억원 가량의 유동성을 공급한다. 또 영구채 8000억원을 주식으로 전환해 아시아나항공 최대주주에 오를 계획이다. 영구채 전환에 따라 채권단 지분율은 37%가 된다. 금호산업은 30.77%로 2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게 된다.

채권단은 당분간 아시아나항공 경영정상화 작업에 매진할 방침이다.

우선 기존 경영진의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한창수 대표이사 사장 체제다. 한 사장은 아시아나항공 창립멤버이자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또다른 사내이사로는 안병석 경영관리본부장 전무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사외이사에는 박해춘·유병률·최영한 3인이 등재돼 있다. 유 이사와 최 이사는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를 역임한 이력이 있다. 이사회 구성원 5인 중 4인이 아시아나항공 내부 출신인 셈이다.

채권단 입장에서는 현 경영진을 물갈이하는데 무게를 둘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업 경쟁력 강화보다는, 재무구조 안정화를 위해 외부 출신의 재무·회계나 구조조정 전문가를 영입할 것이란 시각이다. 기존 금호색깔을 빼기 위해서라도 이사진 교체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다.

이사회 규모 축소도 가능하다. 아시아나항공 정관에 따르면 이사수는 3인 이상으로 규정한다. 사외이사는 이사 총수의 과반을 차지해야 한다. 사내 2인·사외 3인 총 5인 체제에서 사내 1인·사외 3인이나 사내1인·사외 2인으로 새로 꾸릴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산업 특수성을 감안할 때 현 경영진 체제를 유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반론이 있다. 항공업은 전문경영인(CEO)의 역량이 매우 중요한 산업이다. 글로벌 네트워크와 정보력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만큼, 항공업 비(非)전문가를 데려오는 것이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

채권단은 비용절감과 경영 효율화를 추진한다. 노선과 기재 정리 등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과 통매각 대상 계열사 정리가 유력하다.

하지만 이 과정은 녹록치 않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미 2015년 말부터 비상경영을 실시하고 있다. 고비용 저효율 구조를 바꾸기 위해 지점 통폐합과 노선 구조조정, 비핵심 자산 매각, 희망퇴직, 무급휴직, 임금 동결 등을 시행해 왔다. 가뜩이나 ‘마른 수건’을 더 쥐어짜봐야 한계가 올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분기 기준 여객기 72대, 화물기 12대 총 84대를 보유 중이다. 노선의 경우 여객 기준 국내 10개, 국제 74개 운수권을 가지고 있다. 화물은 27개의 국제 노선을 오갈 수 있다. 채권단은 노후 기재 반납과 비수익 노선을 우선적으로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인력감축은 당장 시행할 수 없다. 정부의 기안기금이 투입되는 만큼, 아시아나항공은 지원일로부터 6개월간 고용 총량의 90%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이 때문에 정비사와 조종사 등 핵심직군을 제외한 일반 사무직, 객실승무원 중에서 10% 미만의 인력 축소가 선제될 것으로 예상된다. 6개월이 지나면 순차적인 인력 축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계열사들은 다각도에서 정리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기안기금은 아시아나항공만 받을 수 있어 자회사 경영난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

에어부산은 분리매각 성공 가능성이 가장 높게 점처지는 계열사다. 최대주주는 아시아나항공(44.17%)이지만, 영남 기반 주주들이 적지 않은 지분을 나눠들고 있다. 부산과 김해 등 지역에서는 절대적인 시장 점유율도 갖추고 있다.

에어서울은 아시아나항공의 비수익 단거리 노선을 이관받아 창립한 태생적 한계가 존재한다. 창립 6년차이지만, 연간 흑자를 단 한 차례도 내지 못했다. 또 자생력이 없어 아시아나항공의 지원에만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모기업으로 흡수될 가능성이 열려있다.

채권단이 리조트 부문의 아시아나컨트리클럽(CC), 중국 웨이하이포인트 호텔&골프 리조트 등만 따로 우선 매각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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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11, 2020 at 04:10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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