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정기 기자]
서울 전세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6월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전세 물건이 줄고, 전셋값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으면서 다가오는 가을 이사철 전세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의 6·17부동산 대책으로 투기과열지구의 재건축 분양권을 받기 위해선 2년 이상 실거주가 의무화 되면서, 이번 대책의 불똥이 전세시장으로 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미 서울의 전셋값이 51주째 상승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세 물건 마저 줄어들 경우 피해는 세입자에게 돌아갈 수 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셋값 상승세도 심상치 않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해 7월 이후 51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6월 셋째 주(15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0.06%)대비 0.08% 올랐다. 송파구(0.21%), 서초구(0.11%), 강남구(0.11%) 등 강남3구는 물론, 마포구(0.12%), 용산구(0.08%), 노원구(0.10%) 등 강북지역도 오름세다.
지난달 15억3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된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전용면적 84㎡)의 현재 호가는 16억5000만원~17억원에 형성돼 있다. 또 송파구 잠실동 트리지움(전용면적 84㎡)의 전셋값은 9억원 전후로 형성돼 6·17대책 발표 전에 비해 1억원 가까이 뛰었다.
일선 현장에서는 '매물 부족'과 '전셋값 상승'이라는 이중고가 나타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24일 잠실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트리지움은 전세 물건이 워낙 귀해서 집주인이 부르는 게 값"이라며 "전세 매물이 잘 나오지 않는데 수요가 많다보니 전셋값이 빠르게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매매 대신 전세 연장을 선택하는 수요와 당첨만 되면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볼 수 있는 청약 대기 수요까지 전세시장에 몰리고 있다. 또 보유세 부담 강화를 비롯해 저금리가 장기화하면서 집주인들의 월세 전환 움직임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전세 대신 월세·반전세로 전환하는 집주인들이 늘면서 주택시장에서 전세 물건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여기에 '재건축 2년 실거주 의무'라는 규제 대책으로 전세 품귀 현상이 더욱 가중될 가능성이 높다.
내년부터 신규 입주물량이 절반 수준으로 줄면서 전세 매물 품귀 현상과 전셋값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내년 서울에서는 아파트 기준 총 2만3217가구가 분양 예정이다. 이는 올해 입주물량(4만2173가구)의 절반 수준인 55.1%에 불과하다. 2022년엔 1만3000여 가구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부동산시장에서는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전셋값 상승이 자칫하면 집값 상승을 자극하는 도화선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June 25, 2020 at 04:35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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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7 부동산 대책發 나비효과...씨 마른 강남 재건축 전세 매물 - 시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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